전문가에게 듣는다! 내부회계 도입 5년, 더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은?
엄재용 전무 (EY 한영회계법인)
Two years ago, an internal embezzlement incident worth 200 billion won at Company ○ caused a big stir in Korean society. As shocking as the astronomical amount of embezzlement was the fact that embezzlement and other corruption incidents occur in a variety of industries and departments, from manufacturing and service industries to the financial industry. Now, even companies that are trusted to have good internal controls are being caught up in embezzlement cases. This is because the company's internal control system, which prevents and detects corruption such as embezzlement, did not actually work.
At the end of last year, the Financial Supervisory Service legislated the internal accounting management system, which had been established and operated as a voluntary regulation, into the 'Internal Accounting Management System Evaluation and Reporting Standards'. According to this standard, which has been in effect since January of this year, the CEO must report to the audit (committee), board of directors, and general shareholders' meeting every year the company's core internal control activities to respond to the risk of financial fraud, such as embezzlement, in a prescribed form. In addition, the audit (committee) must consult face-to-face with management every year regarding fund-related fraud risks and additionally disclose details of communication with external auditors in the evaluation report. This is a warning from the supervisory authorities to no longer engage in formal governance activities that end with reporting.

안녕하세요. 전무님. 본인소개 간략히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영회계법인의 엄재용 전무입니다. 미국과 한국을 합쳐 약 20년 정도 EY에서 일하고 있고, 현재는 해외 기준에 의한 감사, 보고 및 공시를 총괄하는 Capital Market Leader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심리실 부실장으로서 감사 품질 관리 및 내부회계관리제도 관련 심리와 기준적용 정착을 지휘, 관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ESG 관련 품질 관리 업무와 아태 지역 기준 정립까지 담당하며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미국 법인 감사 경험이 많으시다고 알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회계 감사 환경의 차이에 대해서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재무제표를 대하는 ‘문화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가장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재무제표에 대한 책임 소재와 감독 기관의 역할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회사와 회계법인 간의 재무제표에 대한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아 애매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재무제표에 대한 회사의 책임과 회계법인이 수행하는 회계 감사에 대한 책임을 모두 감독하여 역할이 중복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이를 상대적으로 명확히 구분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SEC(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증권거래위원회)가 재무제표의 작성과 공시 전반에 대한 회사의 의무를 감독하고, PCAOB(Public Company Accounting Oversight Board,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가 회계법인의 감사활동 및 품질을 관리 감독합니다. 이러한 조직의 분리로 인해 역할 간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보다 전문적인 감독이 가능한 것이죠. 물론 한국의 금감원도 두 업무를 나누어 수행할 수 있도록 내부 조직을 갖추고 관련 법령도 개정되면서 점차 전문화되도록 개선 중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공시 문화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은 공시해야 할 정보의 양이 많고, 재무제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정보도 포함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 미국에서는 회사와 직접 관련이 없는 정보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공시에 포함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미국의 회계 감사 문화가 한국에 비해 조금 더 ‘유연성’을 갖춘 느낌이고, 한국의 경우는 보수적이고 안전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현재 한국은 내부회계 감사가 도입된 지 5년 정도 지나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이미 이보다 훨씬 오래 되었는데요. 미국과 비교하여 전반적인 한국의 내부회계 모습에 대한 생각을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내부회계 시스템은 마치 “어린 아이와 성인을 비교”하는 것과 같아요. 미국의 내부회계 시스템은 오랜 시간 동안 발전해서 매우 성숙하고 안정적인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어요. 마치 20살이 넘은 성인처럼 다양한 경험을 통해 튼튼하게 자라왔다고 볼 수 있죠.
반면, 한국은 내부회계 시스템을 도입한 지 5년밖에 되지 않아 아직 성장 중인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5살짜리 아이가 세상을 배우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내부회계 시스템도 아직은 완벽하지 않고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야 하는 단계입니다.
물론 5년의 시간동안 한국의 기업들은 대단히 빠른 속도로 제도의 정착을 실현했어요. 15년 간의 경험이 갖추어져 정교화된 미국식의 모델을 그대로 도입하는 것은 자칫 큰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도입 초기의 산통을 극복해내고 제도가 빠르게 뿌리내리는 것을 보면서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한국의 미래가 기대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한국의 회계 감사 문화는 보수적이고 안전을 추구하는 분위기라 말씀드렸는데, 그러한 환경 속에서도 발 빠르게 새로운 제도를 정착시키는 것을 보면 한국이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각에서는 내부회계가 아직까지 미성숙하여 끊임없이 횡령사고들이 발생한다고 보는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비록 초기 단계이지만 내부회계가 잘 정착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사고들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이를 적발할 수 있는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한국의 내부회계가 더욱 발전한다면 불미스러운 오류와 예상치 못한 사고는 적어지고, 사고 발생 시 이를 빨리 적발하고 대응할 수 있는 ‘성숙함’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바로 그것이 제가 기대하는 한국 내부회계의 미래 모습입니다.

한영회계법인의 경우 현재 현대자동차의 회계 감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감사인의 관점에서 현대자동차의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 수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현대자동차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고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한국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선도적인 책임까지 함께하는 곳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책임을 현재까지 모범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한영회계법인에서 제도 도입 초기부터 현재 감사인의 위치까지 현대자동차의 내부회계 관련 업무를 많이 수행했었습니다. 초기 모습과 비교해 보자면 현재의 현대자동차 내부회계 운영은 점차 고도화되었고 그 수준이 국내 최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내부회계 운영 시 발생할 수 있는 특이사항을 검토하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속도가 매우 빠르고 정교해졌다고 느낍니다. 이는 내부회계 전담부서와 경영진의 경험이 지속적으로 축적되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도 자체는 아직 발전의 여지가 남아있지만, 이를 한단계 끌어올리고 모범사례로서 제도의 성숙을 이끄는데 현대자동차의 노력과 의지가 큰 이바지를 하고 있다고 여깁니다.
내부회계와 관련하여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기업들이 도입하거나 보완하면 좋을 것 같은 제도나 시스템이 있을까요?
AI를 활용한 시스템 고도화를 이룬다면 사고예방 및 업무 효율화를 동시에 꾀할 수 있습니다. 최근 EY에서 미국에 있는 한 대형 상장사를 대상으로 AI 시스템 도입 용역을 수행한 적이 있습니다. 거래의 증빙이 되는 인보이스가 시스템에 들어오면 그것을 자동으로 스캔하여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고 이를 실제 매출원장 데이터와 맞춰보는 대사 시스템이 먼저 작동합니다. 이에 기반하여 인보이스와 매출원장 사이에서 차이나는 데이터가 나온다면 이를 패턴화하고 리포트까지 만들어줍니다. 그럼 유관부서에 그 리포트가 발송되어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해주죠. 매출거래의 경우 1년에 수천, 수만 건이 발생할 수 있는데 여기서의 오류를 사람이 찾아내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AI 시스템은 매우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주기 때문에 이를 다방면에서 도입한다면 오류 제거에 항상 관심을 기울이는 내부회계 운영에 있어서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미 국내 업계 일각에서는 AI 도입이 이루어지고 있고 그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습니다. 아마 현대자동차에서도 일정 부분에서는 AI가 사용되고 있을 텐데, 내부회계 차원에서도 이를 적극 고려해 보시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SG관련 업무를 수행한다고 하셨는데요. ESG가 앞으로 어떠한 형태로 내부회계에 영향을 줄지 의견이 있으시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ESG를 주도하고 있는 지리적 축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유럽, 미국, 그리고 아시아입니다. 유럽에서 제도적인 정착이 가장 빠르다고 볼 수 있는 반면, 미국은 상대적으로 느립니다. 한국이 속해 있는 아시아는 이 사이에서 각 나라의 기준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려 할지 주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기업들이 경제활동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과 사회 그리고 그 구성원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지속가능한 경영과 공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이 기조 속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얼마나 환경에 영향을 주느냐를 ‘수치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의 어떤 제품 하나를 구입하면, 그 가격 안에 ‘탄소저감 효과’가 얼마나 되는지를 제품단위로 직접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자동차 설계 및 생산 시부터 그 효과를 면밀히 추적할 수 있는 프로세스 정립과 명확한 데이터가 필요할 겁니다. 내부회계 관점으로 보자면 바로 그 프로세스 및 데이터의 산출 과정을 신뢰할 수 있도록 통제 절차를 세밀하게 설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재무정보를 관리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현재의 내부통제들과 비슷한 성격의 ESG관련 비재무정보 통제도 설계 및 운영될 것이고, 이러한 부분을 어떻게 공시할지도 앞으로 고민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국내 내부회계관리제도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 관련 종사자 및 전문가들에 참고가 될만한 조언 또는 고견 있으시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에서는 내부회계관리제도가 상보다는 벌이 빠른 제도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벌칙 위주의 제도 때문에 회사들이 어떻게든 벌을 피하려고 기민하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지, 제도 자체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이를 경영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게 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회사 구성원들이 내부회계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게 하고, 스스로 책임감을 지닐 수 있도록 즉, ‘주인의식’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단순히 본인만 규정을 지키는 태도를 뛰어넘어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내부회계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해요.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경영진의 의지(Tone at the Top)’가 뒷받침되어야 하겠습니다. 내부회계가 벌을 피하는 것이 아닌 기업의 생존과 성장에 필수적인 요소임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향후 지속가능성에 대한 영향을 감안하여 이를 조직에 전파한다면 구성원들의 보다 활발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이 모여 건강한 체질을 갖춘 기업으로 거듭나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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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moon@hyundai.com (재경기획팀 문성훈 매니저)
본 뉴스레터는 외부감사법 (시행령 제9조) 상 임직원 대상 내부회계관리제도 교육 의무 준수를 위해 발송되었습니다.
